<하루하루가 이별의 날(And every morning the way home gets longer and longer)> /

저자 : 프레드릭 배크만(Backman, Fredrik) / 출판 : 다산책방 / 2017

프레드릭 배크만의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을 읽고서...

 

<오베라는 남자>를 통해 알게 되었고, 후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래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와 같이 이 작가의 출판된 작품들은 모두 읽었었다. 그러던 도중 엄마로부터 최근에 프레드릭 배크만이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이라는 신간을 출간했다고 들었고, 바로 이 책을 읽었다. 내용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두 시간 정도 만에 읽을 수 있었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은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나누는 대화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특유의 대사와 감정들이 잘 느껴지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아들 테드에게는 좋은 아빠가 되어주지 못했지만, 손자 노아에게 만큼은 세상의 그 누구보다 좋은 할아버지가 되어 주었다. 할아버지는 다른 어른들과 달랐고, 노아의 이름을 항상 두 번씩 불렀고, 먼저 보낸 할머니를 잊지 않았고, 자신의 기억 광장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리고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아를 매우 사랑했다.

 

작가는 할아버지가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을, 할아버지의 광장이 요동치며 좁아지는 것으로 표현했는데, 글을 읽는 내내 광장이 조금씩 사라지는 내내 무척이나 슬펐다. 실제로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봐왔기 때문에 더 와 닿았던 것 같았다.

독서를 하면서 내가 느낀 바를 한 문장으로 정의해보자면, 이 책은 자식과 부모사이, 조부모님과 손주 사이의 사랑을 담담하고 예쁘게 풀어놓은 글이었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알츠하이머를 다른 말로는 롱 굿바이(Long goodbye)라고 부른다고 한다. Long goodbye.. Long goodbye... 괜히 계속 읊어보게 되는 단어이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대화들은 다음과 같다.

 


“선생님께서 어른이 돼서 뭐가 되고 싶은지 쓰라고 하셨어요.”

노아가 얘기한다.

 

“그래서 뭐라고 썼는데?”

 

“먼저 어린아이로 사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썼어요.”

 

“아주 훌륭한 답변이로구나.”

 

“그렇죠? 저는 어른이 아니라 노인이 되고 싶어요. 어른들은 화만 내고, 웃는 건 어린애들이랑 노인들뿐이잖아요.”

 

“그 얘기도 썼니?”

 

“네.”

 

“선생님께서 뭐라고 하시던?”

 

“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너는 뭐라고 했니?”

 

“선생님이 제 답변을 이해하지 못하신 거라고 했어요.”

 

“사랑한다.”


 

.

 


“그리고 저를 잊어버릴까봐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아이는 잠깐 생각을 하다가 이렇게 말한다.

 

“그래?”

 

아이의 입이 귀에 걸린다.

 

“네. 저를 잊어버리면 저하고 다시 친해질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건 꽤 재미있을 거예요. 제가 친하게 지내기에 제법 괜찮은 사람이거든요.”

 

할아버지 웃음을 터뜨리자 광장이 흔들린다. 할아버지에게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다.


 

 

 

 

가볍게 읽고,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또는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 그 기억마저 희미해진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인 것 같다.

Posted by 여의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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